“韓스타트업 외형 커졌지만…규제‧인력부족 여전”

매출 1000억 기업수 사상최대…유니콘기업 9곳 ‘세계 5위’ 글로벌 누적투자 100대 스타트업 31%는 국내사업 ‘불가’ “개발자 미충원율 작년 16%서 2022년 77%로 늘 것”

2019-08-20     최경주 기자
지난

국내 스타트업은 최근 수년간 양적‧질적 성장을 이뤘지만 여전히 규제 장벽이 높고 핵심 인력인 개발자가 크게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산나눔재단과 구글스타트업캠퍼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20일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스타트업 코리아’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최근 5년간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 벤처 인증법인 3만7000곳 가운데 매출 1000억원 이상의 벤처법인은 572곳으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올해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억달러 이상의 기업)은 작년말 보다 3곳이 증가한 9곳으로, 글로벌 5위 수준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국가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동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시장, 기술, 자본, 노동력 등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 걸친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구체적으로 △시장 창출을 위한 진입 규제 환경 △혁신적 서비스, 제품 개발을 위한 데이터 인프라 환경 △창업-성장-회수-재투자의 선순환을 위한 투자 환경 △스타트업에 필요한 인력 확보를 위한 인재 유입 환경을 핵심 요소로 제시했다.

특히 국내 스타트업의 규제 강도는 점차 개선되는 추세지만 여전히 세계적 기준으로 보면 하위권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누적 투자 상위 100대 스타트업 가운데 31%는 국내 규제에 저촉됐다. 승차공유앱 ‘그랩(Grab)’, 병원예약앱 ‘위닥터(WeDoctor)’ 블록체인 기반 증권형 토큰 거래 플랫폼 ‘티제로(tZero)’ 등 13개 사업모델은 한국에서 금지돼 사업을 할 수 없고, 숙박공유앱 ‘에어비앤비(Airbnb)’,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 등 18개 사업모델은 제한적으로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스타트업 31곳의 총 투자액은 전체(1630억달러·198조원)의 53%에 달했다.

2017년 같은 조사에서 사업모델의 57%(누적투자액 기준 70%)가 국내에서 사업화에 제한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 것에 비하면 지난 2년 사이 개선됐지만 한국 규제 환경은 세계적 기준에 견줘 벽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자 등 핵심인력 수급도 문제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중‧고급 개발자 미충원율이 지난해 16%에서 2022년 77%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중·고급 개발자 양성을 위한 실무 프로그램 운영, 외국 인재 유입에 유리한 환경 조성 등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이경숙 아산나눔재단 이사장은 “스타트업 생태계를 둘러싼 보완점을 짚고, 변화의 방향성을 찾는 계기로 작용해 스타트업의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