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용 대용량 배터리 양극소재 개발
UNIST-옥스퍼드대 ‘이플루오르화철 나노막대 양극소재’ 합성 충‧방전시 필요한 에너지 차이 줄여 배터리 수명 증가
국내 연구진이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대용량 배터리의 성능을 높일 양극 소재를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이현욱 교수팀이 영국 옥스퍼드대 마우로 파스타(Mauro Pasta) 교수팀과 공동으로 ‘고용량 리튬 이온 배터리용 양극 소재(FeF₂ nanorod)’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전기에너지를 충전‧방전한다. 이는 지난해 노벨화학상을 받은 존 구디너프 박사가 1985년 제안한 형태다.
리튬이 양극 물질과 화학적으로 결합하면 에너지 용량을 키울 수는 있지만, 배터리 수명은 감소한다. 리튬과 양극 물질이 결합할 때(방전)보다 분리될 때(충전) 들어가는 에너지가 훨씬 커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면 전극 구조가 불안정해지고 수명도 짧아진다.
연구팀은 리튬과 양극 물질이 화학적으로 결합하면서도 충전‧방전할 때 필요한 에너지 차이를 줄인 ‘이플루오르화철(FeF₂) 나노 막대 양극 소재’를 합성했다. 콜로이드 합성법을 이용해, 20㎚(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 수준인 단결정 양극 소재를 만든 것이다. 이 소재는 리튬을 더 많이 저장하면서도 수명은 길다.
이현욱 교수팀은 새로운 양극 소재의 충전·방전 과정을 ‘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 분석법’을 활용해 성능 향상의 원리를 파악했다. 양극 소재의 표면에 철(Fe)과 리튬플로라이드(LiF)로 이뤄진 얇은 이중층이 만들어져 충·방전 동안 양극 소재를 보호해주는 현상을 포착한 것이다.
이 교수는 “차세대 고용량 양극 소재는 도전적인 과제여서 음극 소재에 비해 연구가 미흡했다”며 “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 분석법으로 고용량 양극 소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만큼, 앞으로는 양극 소재에 관한 연구도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즈(Nature Materials)’ 24일자로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