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총 서울지회 “유아 학습권 보장”…지도부에 반기
조희연 교육감 만나 “사립유치원에 맞는 에듀파인 수용”
사립유치원 모임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서울지회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면담을 가진 자리에서 “유아 학습권을 침해하거나 학부모 불안을 불러오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유치원 3법’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폐원하겠다는 한유총 지도부의 입장에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한유총 서울지회 전·현직 임원들과 조 교육감은 30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유총 서울지회는 “유아 학습권을 침해하거나 학부모 불안을 일으키는 요소들을 배제할 것”이라면서 “사립유치원의 공공성과 회계투명성 강화를 위해 교육청과의 협상에 언제든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유총 서울지회의 이러한 입장은 전날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유치원 3법이 통과될 경우 집단 폐업하겠다”고 선언한 지도부의 입장과 대치되는 것이다.
박용진 의원이 발의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사립학교법 개정안)’은 사립유치원이 누리과정 예산을 부정하게 쓰지 않도록 하고, 급식비 유용을 예방하며, 유치원 설립자·원장이 스스로 징계해 수위를 낮추는 ‘셀프징계’ 등을 막는다는 것이 골자다.
한유총은 집회에서 “유치원 3법은 유아교육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고 자유민주주의 기본인 개인재산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악법”이라며 폐기를 촉구했으나, 서울지회는 다른 입장을 밝히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사립유치원에 맞는 국가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이 만들어질 경우 수용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또 무상교육 실현, 감사 기준시점 조정, 유치원 방과후 과정의 자율성 및 다양성 보장, 출산율 등을 고려한 국공립 신설, 유아교육진흥원·안전체험학습관 설립, 정보공시 수정기회 부여, 원비 현실화 등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조 교육감은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그는 “한유총의 입장 표명에 학무보들이 많이 불안해하고 있다. 너무 쉽게 폐원을 입에 올리는 것은 유아교육을 책임지는 분들의 자세가 아닐 것”면서 “서울지부가 용기를 내줘서 감사하다. 덕분에 시민들이 조금이나마 마음을 놓을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학습권이 침해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을 대전제로 사립유치원의 공공성과 회계투명성 강화 논의가 전향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오늘을 시작으로 더 나은 방향을 찾도록 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