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준입자 애니온 현상 발견​

2023-06-02     김성규 기자
가환

KAIST 물리학과 심흥선 교수 연구팀(응집상 양자 결맞음 선도연구센터)이 특이 준입자 애니온(anyon)의 새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이는 새로운 입자인 가환 애니온 (Abelian anyon)의 기본 성질인 braiding 특성을 입증한 것으로 가환 애니온의 존재 규명에 기여한 성과로 물리학의 난제로 남아있는 비가환 애니온 (non-Abelian anyon, Majorana fermion) 발견을 위한 후속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애니온이 특이한 입자로 불리는 이유는 알려진 기본 입자들의 성질을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자연계의 모든 기본 입자들은 보존 (boson)이나 페르미온 (fermion)으로 분류되는데, 애니온은 그 분류를 따르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이차원 계에서 전자 (electron)가 다른 전자 주위를 아주 천천히 한바퀴 돌게 되면, 돌기 전 상태와 후 상태가 정확하게 같게 된다. 모든 보존과 페르미온이 이러한 특성을 보인다. 

하지만 애니온 경우에는 돌기 전 상태와 후 상태가 달라지며(그림 a), 어떻게 달라지냐에 따라 가환 애니온, 비가환 애니온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특성은 braiding이라고 불리운다. 특정 애니온의 braiding을 이용하면 국소적 에러에 둔감한 위상 양자컴퓨터를 구현할 수 있다는 기대 방향도 있다.

애니온 발견에 있어 핵심은 braiding 현상을 입증하는 것이다. 세계 최선도 그룹들이 braiding을 관측하기 위해 지난 30 여년 동안 경주해왔다. 

연구팀은 애니온이 포텐셜 장벽에서 산란(scattering)될 때 기존 현상과는 완전히 다른 현상이 발현되는 것을 예측하고, 이를 관측하는 방법을 제시한 바 있다. 이 현상에서는 포텐셜 장벽에 애니온이 입사될 때, 포텐셜 장벽에서 발생한 애니온 진공 요동과 입사된 애니온 사이에 braiding이 일어난다(그림 c). 

제시한 방법을 기반으로 심흥선 교수 연구팀은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 Moty Heiblum 교수 실험팀과 협력해 예측한 braiding 현상을 입증하고 교신저자 논문을 발표했다. 관측된 현상은 가환 애니온 존재에 대한 증거로 학계에 받아들여지고 있다. 

심흥선 교수는 “비가환 애니온의 발견은 학계의 숙원으로 이번 연구에서 확립한 가환 애니온 관측 방법은 비가환 애니온의 존재 입증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러한 노력은 새로운 특이 입자의 존재를 입증하는 일련의 주요 여정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 지날달 11일 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