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역사 교과서에 ‘민주주의’·‘자유민주주의’ 둘 다 쓴다
교육부, 역사 교육과정·집필기준 27일 확정 고시 ‘대한민국 정부,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 표현은 빠질 듯
2020년부터 중·고교생들이 배우는 역사(한국사) 교과서에는 ‘자유민주주의’와 ‘민주주의’라는 표현이 함께 서술된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역사과 교육과정 개정안과 집필기준을 조만간 확정·고시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논란이 컸던 ‘민주주의’ 표현을 ‘자유민주주의’와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게 가장 큰 변화다.
애초 교육부는 지난달 20일 기존 교육과정에서 혼용했던 ‘자유민주주의’와 ‘민주주의’라는 용어를 ‘민주주의’로 통합하겠다고 행정예고한 바 있다. 역대 교육과정과 교과서 대부분 ‘민주주의’라는 표현을 쓴 데다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내포하는 다양한 구성요소 중 일부만 의미하는 협소한 의미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행정예고 후 의견수렴과 교육과정평가심의회 운영위원회를 거쳐 ‘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새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에서는 ‘민주주의’라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했지만 ‘성취기준 해설’에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민주주의’를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보수학계 등에서는 그동안 헌법 전문에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언급하고 있는 점을 들어 ‘민주주의’가 아닌 ‘자유민주주의’로 서술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부분 교과서가 ‘민주주의’를 사용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일부 교과서가 ‘자유민주주의’라고 서술하더라도 탈락 사유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주의’ 용어 외에는 행정예고 안을 대부분 유지했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 정부가 ‘한반도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표현은 집필기준에서도 빠질 전망이다.
한편 교육부는 새 역사과 교육과정 개정안을 27일 관보에 게재할 예정이다. 새 교육과정에 따라 만든 역사(한국사) 교과서는 2022년 3월부터 중·고교에서 사용한다. 초등학교는 내년 5~6학년부터 바뀐 교과서로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