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수색 첫날 실종자 추가 수습…설득력 얻는 ‘선체수색’

선체 내부서 한국인 여성 추정 시신 1구 발견 헝가리 “내부수색 불가” 고수…韓 “협의 여지” “사고 120시간 넘어…실종자 떠오를 가능성”

2019-06-04     김성서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관광객 30여명을 태운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가라앉은 지 엿새 만인 3일(현지시간) 한국인 관광객으로 추정되는 시신 2구가 수습됐다. 첫날 7명이 구조되고 7명이 사망한 채 발견된 이후 처음으로 실종자 발견 소식이 전해진 셈이다.

이로써 다뉴브강 유람선 탑승자 중 한국인 관광객 17명과 현지인 선장과 승무원 등 19명의 실종자 수습이 남았다. 이런 가운데 헝가리 당국은 잠수부의 안전문제를 이유로 잠수를 통한 선체 내부 수색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잠수수색 하루 만에 실종자를 수습해낸 만큼 선체 내부 수색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유람선 침몰 현장에 파견된 정부합동신속대응팀 긴급구조대는 잠수수색을 시도한 첫날인 이날 한국인 여성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를 수습했다. 대응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헝가리 잠수사들이 시신을 발견했으며, 우리나라 잠수사 2명이 선체 주변을 수색해 선체 좌측 뒤편에서 시신을 수습했다.

이날 오전 다뉴브강 하류에서는 60대 한국인 남성 시신 1구가 발견됐다. 대응팀에 따르면 사고 지점에서 약 102㎞ 떨어진 하르타(harta) 지역에서 헝가리 주민이 시신을 발견해 신고했고, 신원이 확인돼 가족들에게 이 사실을 통보하고 있다. 여성 추정 시신에 대해서도 지문을 채취해 신원을 확인할 계획이다.

헝가리 당국은 선체내부수색 불가 입장을 고수하며 빠른 인양을 강조하고 있다. 앞서 야노쉬 허이두 헝가리 대테러청장은 “선체 안으로 진입하는 건 생명에 굉장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엄정하게 금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아직 강 유속이 빠르고 시계가 좋지 않아 잠수부들의 안전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날 1시간 6분간 잠수 수색을 진해한 잠수부들은 굉장히 힘들어 했고, 체력이 고갈돼 물 밖으로 나온 뒤 응급 산소호흡기를 대야 했다. 잠수부들은 “이제까지 해본 작전 중 가장 힘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헝가리 측은 이르면 수요일(5일)부터 인양작업을 시작해 일요일(9일)까지 인양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인양작업이 빠르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수심이 관건이다.

인양을 위해 세체니 다리 남쪽에 대형 크레인과 침몰 선박에 들어가기 용이한 대형 사다리를 준비해두고 있다. 그러나 강 수위가 높아진 상태에서는 크레인이 세체니 다리 아래를 지나 사고 현장인 머르기트 다리 부근으로 접근할 수 없다.

우리나라 대응팀은 잠수수색 첫날 시신을 수습해낸 만큼, 향후 있을 헝가리 대테러청과의 협의에서 선체 내부 수색을 계속 설득해본다는 방침이다.

송순근 주헝가리대사관 소속 국방무관(육군대령)은 “수심이 계속 내려가고 있고, 작전환경이 좋아지고 있다”며 “헝가리 쪽에서 처음에 인양만 생각했다고 하더라도 여건이 좋아지고 있는 만큼 선체 내부 수색을 허가해줄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사고가 발생한지 120시간이 넘어선 만큼 실종자들의 시신이 물위로 떠오를 때가 됐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발견된 시신은 사고 당일 사고 지점에서 3~11.6㎞ 부근에서 찾은 시신 7구와는 달리 사고지점에서 102㎞나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이는 나머지 실종자 상당수를 다뉴브강 하류 일대에서 찾을 수 있는 징조로도 보인다.

사고 당시 유람선 갑판 위에는 21명이 있었고, 선체 내부에는 10여명이 있었다는 일부 사고 목격자들의 증언을 감안하면 최소 6명 정도를 이번 경우와 같이 다뉴브강 하구에서 찾을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