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혜택 커졌지만 ‘출혈경쟁’으로 수익성 떨어져
“최저가 판매시 유입량 늘어…신규 서비스 개발 계속”
80조원에 달하는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을 두고 국내외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커머스 업체들은 가격을 앞세운 ‘최저가 보상제’는 물론이고 무료 배송, 시간지정 배송, 큐레이션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앞세워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과 최저가 경쟁을 예고했던 위메프는 지난 5일부터 ‘최저가 보상제’를 확대했다. 보상 대상 품목을 일부에서 ‘위메프에서 판매하는 모든 품목’으로, 비교 대상을 쿠팡에서 ‘모든 오픈마켓과 종합몰’로 넓혔다.
최저가 보상제는 위메프만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 쿠팡도 지난해부터 최저가 보상제인 ‘쿠런티’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최저가가 아닐 경우 차액을 쿠팡캐시로 보상한다. 티몬, 이베이코리아, 11번가 등은 주기적으로 각종 ‘딜’과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최저가 경쟁을 펼치고 있다.
2014년 쿠팡이 주문한 다음 날 상품이 도착하는 ‘로켓배송’을 선보인 이후로 ‘배송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쿠팡의 유료 배송 멤버십 서비스인 ‘로켓와우’는 가입자만 170만명에 달한다. 티몬은 매주 금요일마다 소액 상품이라도 무료배송을 제공하는 ‘무료배송데이’를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의 이커머스 기업 SSG닷컴은 원하는 날짜와 원하는 시각을 설정해 배송 받을 수 있는 ‘쓱배송’으로 인기를 끌었다. 스타트업 마켓컬리는 전날 밤 11시에 주문해도 다음 날 아침 7시 전에 상품이 도착하는 ‘새벽배송’으로 유통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도 동탄에 새 물류센터를 짓고 유료 배송 멤버십 서비스 ‘스마일 배송’을 강화할 예정이다.
유통 스타트업을 중심으로는 고객에게 적절한 상품을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무신사는 패션 매거진처럼 길거리 패션을 소개하며 20~30대 남성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미미박스도 각종 화장품 브랜드의 정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소개한 뒤 무료배송 등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티몬은 상품기획을 강화하기 위해 MD들에게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업계들의 경쟁이 심화된 것은 우리나라의 이커머스 시장의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규모는 80조원으로 세계 5위 수준이다. 통계청 기준으로는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규모는 112조원으로 전년대비 23% 성장했다.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자 전통적인 유통 대기업들도 뛰어들고 있다. 또 매년 아마존과 알리바바의 국내 진출설이 흘러나오는 등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도 국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치열한 경쟁으로 국내 소비자의 혜택은 커졌지만 각 이커머스 사업자들이 치열한 ‘치킨게임’으로 수익성은 크게 낮아졌다. 이베이코리아와 무신사 정도를 제하면 대부분의 사업자가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포털 사이트를 통해 가격 비교를 하기 때문에 ‘최저가’ 순위에 오르면 고객 유입량이 늘어난다”면서 “이커머스 업계 사이에는 최저가는 기본이고 고객에게 또 다른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고객 경험’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