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수학나 1등급 컷 80점대…탐구영역은 대체로 쉬워
지난 15일 치러진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대체로 지난해 수능보다 훨씬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복합지문과 과학·철학이 섞인 고난도 문항이 다수 등장한 국어는 ‘역대급’ 난이도가 나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1등급 커트라인(이하 원점수 기준)이 국어는 85~86점, 수학은 가형 92점, 나형 88점 등으로 추정됐다. 국어는 지난해 수능 1등급 커트라인보다 8~9점 추락했고 수학도 최대 4점 떨어졌다. 절대평가로 치르는 영어도 1등급 비율은 수능 직후 전망(5~7%)보다 더 떨어진 4~5%로 예상됐다.
입시업체들은 16일 오전 수능 영역별 1등급 커트라인 추정 점수를 공개했다. 이는 전날 수능 종료 이후부터 수험생들의 가채점 결과 데이터를 종합해 분석했다. 다만 가채점인 만큼 다음달 5일 수능 채점 결과 발표 때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국어는 85~86점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1등급 커트라인(94점)보다는 8~9점 하락한 수치다. 1등급 커트라인이 낮으면 낮을수록 시험이 어려웠다는 뜻이다. 특히 입시업체들은 1등급 커트라인이 80점대일 경우 ‘불수능(아주 어려운 수능)’이라는 표현을 쓴다.
국어는 애초 전년도 수능과 비슷하거나 어렵다고 일선교사들과 입시기관들이 분석했다. 그러나 정작 시험을 치른 수험생 체감 난도는 그보다 훨씬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지문의 정보량이 많아 상당수 수험생들이 시간에 쫓겨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소설·시나리오가 함께 등장한 복합지문과 과학·철학이 융합된 지문의 경우 수험생들이 문제를 풀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가채점 결과를 보면 현행 수능 체제가 적용된 2005학년도 이후 가장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학도 어려웠다. 특히 문과생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 나형 난도가 높아졌다. 1등급 커트라인이 지난해보다 4점 떨어진 88점으로 예상됐다.
수학 가형 1등급 커트라인은 전년도 수능과 비슷한 92점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수능 수학 가형은 만점자 비율이 0.11%에 불과, 상위권 변별력을 상당히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영덕 대성학력평가연구소장은 “수학 가형은 고난도 문항이 지난해 수능 수준으로 나왔고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도 비슷해 1등급 커트라인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수학 나형은 고난도 문항에 대한 수험생 체감 난도가 예상보다 높아 점수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절대평가(90점 이상 1등급)로 치르는 영어도 마찬가지로 어려웠다. 입시업체(대성학원·메가스터디·이투스 등)들은 1등급 예상 비율을 전년도보다 5%포인트 안팎 떨어진 전체 응시자(53만여명 기준)의 4.9~5.4%(최대 2만8000명)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1등급 비율이 4%내외인 상대평가 체제와 비슷한 수준인데, 1등급 비율이 줄면 수험생 체감 난도가 전년도에 비해 크게 높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인원 수로 따지면 전년도보다 1만4000명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수능 영어 1등급 비율은 전체 응시자의 10.03%(약 4만2000명)였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영어 출제 난도 자체는 전년도 수능과 비슷하다. (수험생들이 껄끄러워하는)독해영역도 EBS 연계율 70%를 유지했다”면서 “그러나 절대평가 특성상 수험생들이 90점(1등급)만 넘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학습량을 줄였던 게 이런 결과를 나타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탐구영역은 전년도 수능처럼 변별력이 다소 약화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탐구 9과목 가운데 6과목이 원점수 만점(50점)을 받아야 1등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도 수능에서도 1등급이 원점수 만점인 과목 수는 6과목이었다.
과학탐구 8과목 등급 커트라인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45~48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수능 과학탐구는 선택과목에 따른 점수 유불리가 크게 없었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