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평가 기관 아냐…정책기획 전담할 것”
지자체·출연연 간 정치적 공동체 의식 강조
“과학도시 대전을 선도하는 씽크탱크의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26일 혁신기술네트워크 대덕열린포럼에서 ‘K사이언스 중심지 대덕, 지역과 연결 어떻게?’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맡은 문창용 과학산업국장은 이렇게 말했다. 매달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주관하는 대덕열린포럼은 이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됐다.
문 국장은 대전과학산업진흥원 출범 이유에 대해 “과학기술 혁신 성과를 어떻게 산업 분야로 이을 수 있을지가 국가와 지자체의 관심사”라며 “과학기술을 둘러싸고 국가, 기업, 지역 간 전략적 제휴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대전과학산업진흥원(DISTEP)에 대해 “연구개발을 하는 연구기관은 아니고, 연구비를 나눠주는 평가기관도 아니다”며 “기획 기능에 특화된 기관”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DISTEP 건립을 통해 △지역 과학산업 및 기술사회 기획 △지역 융합 연구·혁신 생태계 조성 △지역 R&D 리뷰 및 투자 효과성 제고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 국장은 “정부에서도 지역 주도의 R&D기획을 권장하고 있는 만큼 대덕특구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지역사회 문제를 리빙랩 방식을 통해 과학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게 문 국장의 설명이다.
그는 “코로나19 이후의 대전형 과학기술 사업을 새롭게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문 국장은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의 주요 역할 중 하나로 ‘거버넌스 구축’을 꼽았다. 그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한국연구재단,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대전테크노파크, 대전세종연구원 등과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덕밸리 소사이어티(가칭)’와 같은 산학연관 및 시민 협력 거버너스를 구축하는 것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덕특구의 주축인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역할도 강조했다. 진흥원 인력 구성을 위해 향후 출연연 인력 일부가 진흥원에서 파견 근무를 하게 된다. 문 국장은 “출연연 인력 파견 이유에 대해 대덕특구와 대전시 간의 새롭게 변화되는 정치 공동체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은 대전 지역 과학기술 R&D 정책을 기획하는 담당기관으로, 시와 대덕특구의 숙원과제다. 당초 도룡동 대덕문화센터 건물과 부지를 매입해 리모델링하려 했으나 이를 소유하고 있는 목원대와 갈등을 빚으며 1년간 계획이 멈춰 서기도 했다. 이후 신성동 등 여러 부지를 물색하던 시는 전민동으로 이전하는 대전세종연구원의 건물 일부를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명칭을 확정짓는 데에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대전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지만 R&D 정책 기획·평가 전반을 아우르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과 혼동될 여지가 있어 지금의 ‘대전과학산업진흥원’으로 변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