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행기 39
(2018. 5.30.~6.5.) 바르셀로나 Barcelona 4
가우디와 카탈루냐 모더니즘 건축 바로셀로나 시내 곳곳에 분산되어 있는 가우디의 건축물은 집중 투어 하는 대신 각 지역의 관광과 연계하며 찾아보는 방법이 효율적이라 생각된다.
가우디의 후원자였던 구엘 저택은 가우디의 첫번째 작품이라 한다. 레이알 광장에서 그의 철제 가로등 작품을 보고 조금만 걸으면 철제로 장식된 소박한 외형이 나타난다.
외관과 달리 석제와 철체로 꾸민 내부는 화려하고 견고하여 개인의 주택보다는 왕궁의 한 부분처럼 느껴진다. 1층부터 천장까지 환기구와 채광창을 뚫어 자연의 빛을 집안 곳곳에 끌어들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가우디의 건축을 볼 때마다 느끼는 공통적인 모습들, 자연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직선보다는 곡선적 형태의 구조물을 만들고 철제 및 타일을 이용한 장식을 다양하게 사용하는 그의 자유로운 건축세계는 지금까지 보고 알고 있던 건축의 의미를 확장 시킨다.
처음에는 어색하게 보였던 기하학적 구조는 훌륭한 예술작품으로 승화가 된다. 안토니 가우디는 건축을 종합예술로 승화시킨 장본인이다. 그의 건축 작품 중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은 2019년 기준 모두 7개라고 하니 건축의 달인이라 할 만하지 않은가?
바르셀로나를 떠나는 날 오전에 찾아간 카탈루냐 음악당도 외형과 내부 장식이 인상적이다. 가우디와 함께 카탈루냐 모더니즘 건축을 이끈 건축가 몬타네르가 설계한 건축물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이기도 하다.
산트파우 병원도 그의 작품으로 병원 같지 않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음악당은 외부의 모습도 특이하고 화려하지만 모자이크 타일과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된 내부의 모습은 깊은 인상을 안겨준다.
천장을 장식하고 있는 커다란 스테인드글라스는 자연광을 활용하도록 설계하여 햇빛이 비추면 다양한 색상으로 은은하게 빛나고 가운데 부분을 볼록하게 만들어 물방울이 맺힌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고 해가 떠 있는 형상으로 보이기도 한다.
바르셀로나의 건축물은 스페인의 여타 도시와는 다른 분위기와 인상을 남기고 있다. 그것은 가우디와 몬타네르 등이 주도한 카탈루냐 모더니즘 건축의 영향이 아닌가 한다.
그 건축물들은 건물의 기능뿐 아니라 그 이상의 역할, 즉 어떤 상징성을 보여준다.건축물에 표현한 카탈루냐의 자연 속에 그들만의 정서와 기상을 함축시키고 얼을 담은 듯하다.
카탈루냐 문예 부흥 운동은 단순한 건축운동이 아니라 종교와 정치적 르네상스 운동으로 확대되어 마드리드 중심의 스페인 정부 밑에서 오랫동안 소외되고 압박받던 카탈루냐 사람들에게 정치적 독립운동을 촉진하는 숨어있는 방아쇠 역할을 하고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