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효과 낮추는 ‘세포 간 이질성’ 극복 전략 찾았다
상태바
항암 효과 낮추는 ‘세포 간 이질성’ 극복 전략 찾았다
  • 전현애 기자
  • 승인 2024.01.17 09: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IBS 의생명 수학 그룹, 세포 신호 전달 체계 추정하는 AI 개발
신호 전달 체계 경로 다양할수록 세포 간 이질성이 감소 확인
기계학습방법론(Density-PINNs)을 통한 세포 간 이질성 원인 규명
기계학습방법론(Density-PINNs)을 통한 세포 간 이질성 원인 규명

항암 효과가 높은 신약 및 치료법 개발을 위한 단서가 제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수리 및 계산 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 그룹 김재경 CI(Chief Investigator, KAIST 수리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동일 외부 자극에 개별 세포마다 반응하는 정도가 다른 세포 간 이질성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내고, 이질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했다.

우리 몸 속 세포는 약물, 삼투압 변화 등 다양한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신호 전달 체계(signaling pathway)가 있는데 세포가 외부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생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세포의 신호 전달 체계는 노벨생리의학상의 단골 주제일 정도로 중요하지만, 규명을 위해서는 수십 년에 걸친 연구가 필요하다.

신호 전달 체계는 세포 간 이질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세포 간 이질성은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세포들이 동일 외부 자극에 다르게 반응하는 정도를 뜻한다. 하지만 복잡한 신호 전달 체계의 전 과정을 직접 관측하는 일이 현재 기술로는 어렵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신호 전달 체계와 세포 간 이질성의 명확한 연결고리를 알지 못했다.

세포 간 이질성은 질병 치료에 있어 더욱 중요한 고려 요소. 예를들어 항암제를 투여했을 때 세포 간 이질성으로 인해 일부 암세포만 사멸되고, 일부는 살아남는다면 완치가 되지 않는다. 세포 간 이질성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이질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을 도출해야 치료 효과를 높인 신약 설계가 가능해진다.

1저자인 홍혁표 IBS  학생연수원(현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 방문조교수)우리 연구진은 선행 연구(Science Advances, 2022)에서 세포 내 신호 전달 체계를 묘사한 수리 모델을 개발한 바 있다당시엔 신호 전달 체계의 중간 과정이 한 개의 경로만 있다고 가정해 얻을 수 있는 정보도 한계가 있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AI를 활용해 중간 과정의 비밀까지 풀어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기계 학습 방법론Density-PINNs(Density Physics-Informed Neural Networks)를 개발해 신호 전달 체계와 세포 간 이질성의 연결고리를 찾았다.

세포가 외부 자극에 노출되면 신호 전달 체계를 거쳐 반응 단백질이 생성된다. 시간에 따라 축적된 반응 단백질의 양을 이용하면 신호 전달 소요 시간의 분포를 추론할 수 있다.

이 분포는 신호 전달 체계가 몇 개의 경로로 구성됐는지를 알려준다. , Density-PINNs를 이용하면 쉽게 관측할 수 있는 반응 단백질의 시계열 데이터로부터 직접 관찰하기 어려운 신호 전달 체계에 대한 정보를 추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어 연구진은 실제 대장균의 항생제에 대한 반응 실험 데이터에 Density-PINNs를 적용하여 세포 간 이질성의 원인도 찾았다. 신호 전달 체계가 단일 경로로 이뤄진 때(직렬)에 비해 여러 경로로 이뤄졌을 때가 세포 간 이질성이 적다는 것을 알아냈다.

1저자인 조현태 IBS 선임연구원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신호 전달 체계가 병렬 구조일 경우 극단적인 신호가 서로 상쇄되어서 세포 간 이질성이 적어지는 것으로 보인다신호 전달 체계가 병렬 구조를 보이도록 약물이나 화학 요법 치료 전략을 세우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김재경 CI복잡한 세포 신호 전달 체계의 전 과정을 파악하려면 수십 년의 연구가 필요하지만, 우리 연구진이 제시한 방법론은 수 시간 내에 치료에 필요한 핵심 정보만 알아내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이번 연구를 실제 현장에서 사용되는 약물에 적용하여 치료 효과를 개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해 1226일 국제학술지 셀(Cell)의 자매지인 패턴스(Patterns)에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